이장혁 봄
바람이 불어오고
철새는 날아가고
그대는 없는 봄에 난 흠뻑 취해
할 일도 잊어가네

작은 벌레들은 깨어나
아무도 몰래 집을 짓고
주어진 만큼의 날들을 위해
힘을 다해 싸우네
그리고 난 다시 자전거를 꺼내
봄이 오는 언덕을 향해 페달을 밟아

미칠 듯 꽃은 피고
슬픈 저녁이 찾아오고
우린 저마다의 식탁에 앉아
쓸쓸히 밥을 먹지

할 말이 많았는데
항상 난 머뭇거렸었어
어쩌다 그대를 만난다해도
건넬 수 없는 말들

미쳐가는 봄밤 그댄 또 어디서
나도 없이 잘도 지내고 있는건지
그리고 난 여기 부는 바람 속에
쓰라렸던 지난 겨울의 탄식들을 씻어가